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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수상한 그녀 (Miss Granny , 2013 )

 


수상한 그녀 (2014)

Miss Granny 
9
감독
황동혁
출연
심은경, 나문희,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정보
코미디, 드라마 | 한국 | 124 분 | 2014-01-22
글쓴이 평점  

 

 

 

찢어지게 가난한 세월을 아들 하나만 바라보고 자신의 삶은 포기한 체

억척스럽게 살아온 엄마 오말순(나문희)

오말순의 유일한 자랑거리이자 삶의 이유인 노인전문가 교수인 외동아들 반현철(성동일)

그리고 오말순의 잔소리로 인한 스트레스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며느리 애자(황정민)

손자 반지하(진영), 손녀 반하나(김슬기)

이 가족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평생을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온 말순은 편하게만 살고 있는 며느리, 세상 사람들을 보면

이해보다는 잔소리가 먼저 나온다.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습에 비춰서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일까?

억척스럽게 살아온 모습이 고스란히 지금의 성격에 남아버려 잔소리쟁이 할머니가 되어버렸다.

그로 인해 며느리 애자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엔 병원에 실려가 수술을 하게 된다.

그로 인해 하나는 모든 것이 말순 때문이라며 말순을 요양원에 보내자고

아버지와 동생에게 제안한다.

 

그걸 들은 말순은 집을 나가게 되고 그 와중에 '청춘사진관'에 가서 영정사진을 찍게 되고

50년 전의 청춘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하지 못하고 살았던 젊은 날의 인생을 살게 되고

가족 간의 회복을 그린 가족 코미디 영화다.

나이가 들어감은 어떤 걸까?

노인이 되는 것은 정말 쓸모 없는 사람이 되는 걸까?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라는

질문이 이 영화 전반에 깔려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한 지금의 노인들

젊어서 자신의 삶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식과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양보하고 희생한 지금의 노인들

하지만 지금 그들은 그에 대한 보상도 대우도 가족에게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영화는 그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잘 살게 된 지금 그 시절의 청춘을 갖게 된다면.. 화두를 던진다.

하지만 말순의 선택은 여지없이 가족으로 돌아간다.

이 영화는 지금 현시대의 자식들을 위해 희생한 부모님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네 부모님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족이 우선임을 말하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우리 자식들은 어떠한가? 항상 가족이 우선일까?

가족이 아프면 요양원에 버리고 병원에 버리고 있지는 않은가?

잘 살고 나니 이제 부모의 잔소리와 부모의 촌스럽고 억척스러움이 싫어지게 된 건가?

그것이 당신을 키우고 난 결과물임을 아는데도.....

 

가족은 절대 버릴수 있다고 버려지는 그런 것이 아님을...

그게 운명보다 더 질긴 숙명같은 것임을..

우리는 그 가족에 일원이며

그게 우리의 숙명임을..

전작 '도가니'에서 사회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들고 원작을 넘은 훌륭한 연출력으로 인정받은

황동혁 감독의 영화다.

'도가니'와 같은 심각한 사회 영화만 잘 찍는 것이 아니라

코미디 영화도 잘 찍는 감독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영화다.

(물론 둘다 사회 이면의 어두운 부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우선 영화의 런닝타임이 갈수록 나문희씨와 심은경씨의 묘한 싱크로는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엄청난 나이 차임에도 불구하고 심은경씨의 사투리와 연기는

 이 영화를 전체를 끌어가는 힘이 있다.

(젊은 연기자의 노인 연기라는 묘한 부조화의 묘미를 보여준다.)

 

 현재 스키니하고 세련된 배우들이 주류인 것과 다르게

통통한 체형과  복고적인 느낌은 다른 여배우들과는 차별된 매력을 발산한다.

다음 영화가 기대가 되는 배우임에는 틀림없다.

 

영화 스토리를 보자면 짜임새가 그렇게 좋지 않다.

우선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게 되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왜 영정 사진을 찍으러  간 것인지?

굳이 후배PD 수연(하연주)의 배역의 필요한지?

(그런 역할에 대사를 줄 바엔 주연의 대사 한 줄을 더 주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는 클리셰로 가득 차 있다.

뻔한 전개와 구성, 결말이 그렇게 신선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오로지 나문희씨, 심은경씨등의 연기자에 힘에 의해 영화는 그저 끌려가는 듯하다.

연기자의 힘으로 약한 스토리와 연출력을 덮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로맨틱 코미디'플랜맨'처럼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좋았고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가볍지 않지만

가볍게 연출하여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노인들, 부모님들의 삶을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서 더욱 좋다.

 

마지막으로 찜질방에서 옷을 갈아입던 할머니는 실제로 황동혁 감독의 친할머니라고 한다.

그의 할머니 모습을 보니 왠지 마음이 짠해진다.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인해 얻는 벌이 아니다.

 - 영화 '은교'에서